LG와 유일한 미계약자인 송은범 측이 LG와 재협상에서 진일보 된 결과물을 만들었다.
이미 협상 결렬로 3일 보도자료까지 내놓은 상황.

그러나 LG는 여전히 송은범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. 이례적으로 보도자료가 나간 뒤 재협상을 시작했다.
LG 트윈스는 2023년 재계약 대상 45명 중 44명과 계약을 마쳤다.
고우석은 연봉 2억 7천만원에서 1억 6천만원(인상률 59.3%) 인상된 4억 3천만원에 계약하며 팀 내 최고 연봉(FA선수 제외)을 기록했다.
문보경은 6천 8백만원에서 1억 2백만원(인상률 150%) 인상된 1억 7천만원에 계약하면서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선수 생활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.
또한 김윤식(1억 5천), 이민호(1억 4천), 이우찬(1억 2천)도 첫 억대 연봉을 기록하게 됐다.
그러나 주축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송은범과는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. 세부 내용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.
하지만 하룻 사이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. LG측은 3일 보도자료가 나간 뒤 송은범 측에 한 발씩 양보해 다시 만나자고 연락을 해왔고 곧바로 재협상이 시작됐다.
송은범은 지난해 25경기 등판에 그쳤다.
1승1패2홀드, 평균 자책점 4.05를 기록했다. 기록만 놓고 보면 삭감 대상자가 될 수는 있다. 경기 숫자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.
송은범은 지난 3년간 LG 불펜에서 마당쇠 몫을 해냈다.
롱 릴리프가 필요하면 긴 이닝을 던졌고 패전 처리가 필요할 때도 묵묵히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해냈다.
드러난 성적이 아주 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팀 공헌도는 절대 적지 않았다.
양 측은 팀 공헌도에 대한 이견을 보이며 어려운 협상을 이어갔다.
그러나 계약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. LG와 송은범측이 재협상에서 진일보된 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.
LG 협상 실무진은 “진일보 된 안을 가지고 상부와 논의하겠다. 논의를 마친 뒤 빠르면 내일(4일) 결과를 알려주겠다”는 뜻을 전했다.
협상 결렬 보도자료가 나간 뒤 곧바로 재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. 결렬 보도자료가 나갔다는 건 그만큼 협상이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이다.
반대로 보도자료 후 바로 협상이 이뤄졌다는 건 그만큼 양측의 타결 의지가 높다고 할 수 있다.
LG는 여전히 송은범의 존재감이 필요하다. 불펜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의 노하우가 절실한 상황이다.
정우영 고우석 등 핵심 불펜 자원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(WBC)과 아시안 게임, APBC 등에 모두 대표팀으로 참여 할 가능성이 높다.
이들의 피로도와 공백을 메워 줄 불펜 자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. LG가 송은범 게약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. 아직 타결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전 보다 조건이 나아졌기 때문에 타결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.
LG의 변화된 제안은 송은범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. 또 그 제안은 LG 고위층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을까.
끝이 보이지 않는 듯 막막했던 송은범의 연봉 협상이 조금씩 물꼬를 터 가고 있다.
[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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